손목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손목에 힘이 빠지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증상은 손목 관절, 힘줄, 또는 신경에 문제가 발생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손목 힘 빠짐은 단순한 근육 피로로 치부하기 쉽지만, 신경 압박이나 인대 손상 등 특정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손의 근력 약화는 신경 손상의 진행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손목에 힘이 빠지는 주요 이유 6가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목 힘이 빠지는 이유
1. 손목터널 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 있는 좁은 통로인 수근관(손목터널)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 압박 질환입니다. 정중신경은 엄지부터 약지 손가락의 일부 감각과 함께 엄지손가락 쪽 근육의 운동 기능도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신경이 눌리면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외에도, 엄지손가락 쪽 근육(무지구)의 힘이 약해져 물건을 잡는 힘이 떨어지거나 젓가락질이 어려워지는 등 손의 미세한 운동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근육 위축까지 진행되어 손목 힘 빠짐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2. 척골신경 압박
손목 힘 빠짐은 정중신경뿐만 아니라 다른 신경의 압박으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척골신경은 팔꿈치 안쪽과 손목의 새끼손가락 쪽을 지나 약지 절반과 새끼손가락의 감각, 그리고 손의 작은 근육들의 운동을 담당합니다. 이 신경이 팔꿈치(주관증후군)나 손목(기욘 터널 증후군) 부위에서 압박을 받으면, 주로 새끼손가락 쪽 손가락과 연결된 손바닥 근육들의 힘이 약해져 손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물건을 집거나 손가락을 벌리는 동작이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근육 위축으로 인해 손가락 모양이 갈퀴처럼 변형될 수도 있습니다.
3. 방사신경 손상
방사신경은 팔뚝의 뒷면을 따라 손목과 손가락의 폄(신전) 동작을 담당하는 신경입니다. 이 신경이 팔꿈치나 전완(아래팔) 부위에서 압박되거나 손상되면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데 필요한 근육들의 힘이 약해집니다. 이 경우 손목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어려워지는 '손목 하수(Wrist drop)' 현상이 나타나 손목에 힘이 빠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주로 팔꿈치 주변의 반복적인 사용이나 외상, 또는 장시간 팔이 압박되는 자세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손등 쪽 감각 저하가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4. 힘줄 손상
손목의 힘줄(건)은 근육이 수축할 때 발생하는 힘을 뼈에 전달하여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손목을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하거나 외상을 입으면 이 힘줄에 염증이 생기거나(건염), 심한 경우 부분적 혹은 완전 파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힘줄에 손상이 생기면 해당 근육의 힘이 뼈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손목에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특히 물건을 잡거나 들어 올릴 때 손목이 시큰거리면서 힘을 쓸 수 없는 증상이 두드러집니다.
5. 경추부 신경 압박
손과 손목으로 이어지는 신경은 목 부위의 경추(목뼈)에서 시작됩니다. 목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 등 경추부에 문제가 생겨 신경근이 압박을 받으면 해당 신경이 담당하는 부위에 통증, 저림과 함께 근력 약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추부 신경 압박으로 인한 손목 힘 빠짐은 특정 자세나 목의 움직임에 따라 증상이 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손목의 힘이 빠지는 증상과 함께 어깨, 팔뚝, 손 전체에 걸쳐 저림이나 통증이 동반될 경우 목디스크와 같은 경추 질환을 함께 의심해야 합니다.
6. 뇌신경계 문제
매우 드물지만, 손목의 힘 빠짐이 뇌졸중이나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 경화증)과 같은 중추신경계 또는 말초신경계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은 운동 신경 자체에 손상을 입혀 근력 약화나 마비를 유발합니다. 뇌졸중의 경우 손목 힘 빠짐이 갑자기 발생하며, 보통 몸의 한쪽(편측)에 증상이 나타나고 다른 신경학적 증상(언어 장애, 안면 마비 등)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루게릭병은 점진적으로 근력이 약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참고 자료
손목에 힘이 빠지는 증상은 손목터널증후군처럼 비교적 흔한 질환부터 신경근 압박, 드문 신경계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손목에 찌릿한 저림이 동반된다면 손목 사용을 줄이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신경과 또는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반복적인 작업을 할 때는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통해 손목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손목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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